08-09 프로리그 삼성 칸 vs STX 소울 4경기 진영수 vs 허영무(콜로세움) 시작전부터, 영수가 이미 진 경기라고 생각했고 영무 상대로 과연 얼마나 버텨주냐가 관건이라고 체념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선전해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졌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경기네요. 차라리 리콜 두 번 들어왔을 때 그냥 깔끔하게 쓸렸으면 아쉽지는 않았을 것을. 패스트 아비터 전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빠른 리콜을 두 차례 잘 막아내고 토스 멀티들을 차례대로 쓸어냈을 때에 '이길 수 있다!' 라는 희망이 크게 보였었는데, 세 번째의 리콜에서 상당한 피해를 보았고 프로토스의 5시 멀티 쪽을 쳤던 병력을 빼서 본진쪽을 지키려다가 되려 자기 멀티를 파괴당하고 자원줄이 고갈되어, 참으로 안타깝게 패한 경기입니다. 뭐, 졌지만 영수를 욕할 수는 없네요. 메카닉의 한계인 '기동성' 의 약점을 허영무가, 일시적으로 불리했던 그 상황에서도 잘 파고들어서 이긴 경기였죠.
그런데 영수가 세 번째 리콜에 큰 피해를 입어버릴 무렵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던 두 경기가 있네요. 각자 혼자서 자기 팀을 먹여살리고 있는 소년가장-_-테란들의 경기들인데.. 하나는 이영호vs윤용태 안드로메다, 다른 하나는 박성균vs김대엽 청풍명월. 둘 다 토스 상대로 테란이 상당히 불리했다가 역전을 해낸 경기라는 공통점이 있죠. 방법은 각자 달랐습니다만, 두 경기 모두 테란이 불리한 상황에서 역전의 기회를 잡은 건 '완벽한 리콜 방어' 였다는 거고, 그렇게 리콜 방어를 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아닌 마인이었습니다. 네, 미네랄 75원짜리 값싼 벌쳐가 세 개씩
배설매설하는 바로 그거 말이죠=_=.. 이영호와 박성균은 프로토스의 아비터가 보이는 시점에 리콜을 예상하고 리콜이 떨어질 만한 지점에 마인을 잘 박아 두었습니다. (영호의 경우는 멀티, 성균이는 본진 팩토리 주변) 그래서 프로토스 병력이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마인에 그냥 쓸렸고, 테란이 경기를 뒤집는 계기를 제공했죠.
(물론 그 뒤에 영호같은 경우는 프로토스의 공백기를 노려 기가 막힌 타이밍 러시를 감행했고, 성균이는 독사같은 벌쳐 플레이로 토스의 프로브를 다 털어 버리면서 이겼지만.. 방법의 차이는 있어도 계기는 같았다고 봅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임] 께서도 그런 플레이를 하신 적이 있군요. 상대가 박정석이었던가?-_-;;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하여튼 마인으로 리콜 방어를 정말 잘 했었죠.
진영수 또한 프로토스가 리콜을 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팩토리 주변에 얼추 반 부대 가량 되는 시즈탱크들이 시즈모드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리콜을 상대로 방어하는 데엔 마인 쪽이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시즈모드된 탱크 위로 플토 병력을 떨구기만 해도 테란은 게임 셋인데? 차라리 리콜 대비로는 여기저기 터렛 둘러놓고 팩토리 주변과 멀티 일대에 마인을 쫙 매설해 두고, 본진 부근을 지키고 있었던 탱크들은 진출하는 병력과 합류해서 더욱 강한 화력으로 빠르게 토스 멀티를 밀어버리는 편이 나았을 듯 싶군요. 영수가 다른 건 다 잘해줬는데, 리콜에 대비하는 방법이 상당히 의문이었습니다.
같이 경기를 보던 J양에게 그런 얘기를 했더니, J양 왈..
'영수가 그런 플레이를 하면 걔는 이미 이영호나 컨디션 좋은 박성균 급이지-_- 진영수가 아니지-_-' 라고 하더군요. 마인 몇 개 더 박고, 터렛 몇 개 더 두르고, 벌쳐 몇 번 더 돌려주는 플레이.. 별로 큰 차이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요즘 같은 시대엔 그런 사소한 것들이 경기의 승패를 갈라 버리네요. 그리고 그런 점들이 우승자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을 가르는 '보이지 않는 2%의 차이' 겠죠. 오늘만큼은 영수가 '토막 보험 테란' 이미지를 깨고 6룡 중 하나 잡나 싶었는데.. 정말 안타깝네요. 또, 그만큼 영무가 잘 하기도 했구요. (옵저버도 없는데 마인 앞에서 자동적으로 홀드하는 드라군들.. 굉장하더군요-_-; 역시 삼성 토스들은 테란 상대로 춈 짱인 듯)
결국 STX는 삼성에게 에결에서 패하고 말았습니다ㅠ_ㅠ 허영무 2승ㅠ_ㅠ 김구현 2패ㅠ_ㅠ (아이고 구현아 ㅠ_ㅠ 역시 너의 토스전은 참 거시기하다.. 라기 보다는 뱅이랑 영무가 초반부터 느무 독하게 경기했음;;) 이뻐라하는 애들이 다 졌네요ㅠ_ㅠ 에이..ㅠ_ㅠ 다음 경기는 이겨보자ㅠ_ㅠ 맨날 4위하는 거 지겹지도 않냐ㅠ_ㅠ;
+ 그래도 CJ는 애기들 세 명 내보내고 3:0으로 이겨서, 지난주엔 11위에 랭크되는 기염-_-을 토하다가 이번주에 다시 6위로 상승.. (마쟁뉴님은 나오지도못함 ㅋㅋ 어찌나 다행인지 ㅋㅋ <-) 올해 후로리그는 혼돈의 라 리가군요. 그나저나 계속 애기들만 내보내니까
'E스포츠계의 아스날' 소리까지 듣고 있는 CJ입니다..-_-;; 형들이 정신 좀 차려야 할텐데..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