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17일
스킨도 바꾸고 야심차게 올리는 수원 기행
....간만입니다.
라는 말을 요즘은 블로그 올 때마다 매번 하는 듯 해요.
방학도 했지만 언제나 버려져 있는 블로그가 안타까워(거짓말) 간만에 스킨도 바꿔봤습니다. 새까만 색이 참 우울하지요? 하하하-_-
지난 주 내내 받았던 연수 끝나고.. 최근에는 여행준비를 하고 있어요 - 라고 해도 사실 오늘 시작했음-_-;; 출발이 정확히 7일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숙소 예약조차 안했습니다. 제정신인가. 가격이 저렴해서 가려고 하는 민박집들은 거진 다 싱글룸 만실..-_- 역시 더 일찍 예약했어야 했어ㅠ.ㅠ
바쁘지는 않은데 미묘하게 시간이 빠르게 가는 느낌입니다. 원래 방학때의 시간은 학기중의 2배로 흐른다지요. 원격연수 듣는 거 시험도 봐야 하는데 만사가 귀찮기 짝이 없습니다. 이렇게 늙는 건가 싶기도 하고..=_=
지난 주 내내 받았던 신규교사 추수연수에서 수원성, 융건릉, 용주사 답사를 갔었습니다. 최근 인기있는 드라마 '이산' 을 테마로, 정조와 관련있는 유적을 답사하는 건데, 이런 데 다니는 것을 몹시 좋아하는 저는 내내 원츄를 날렸지요. 다른 연수 프로그램은 몹시 마음에 안 들었지만, 이것만은 정말 좋았습니다.

사실 수원에는 자주 갔습니다. 남친이 여기서 군복무를 해서 면회도 몇 번 갔고, 경기도 교육청에 원서접수하러 두 번, 임고 시험보러 한 번.. 합치면 대여섯 번은 갔던 듯. 그런데 정작, 반드시 보리라 결심했던 수원성을 간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여기가 정문(?) 격인 장안문. 남문인 줄 알았는데 북문이랩니다. (봄날의 곰님 지적 감사해요~) 수원성 전체를 둘러보지는 못하고 장안문에서 동쪽의 이름 기억 안나는 어떤 문까지 다녀오는, 일명 '엑기스' 코스만 다녀왔습니다.

장안문을 둘러싸고 있는 옹성입니다. 성문은 그 성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쌓았다고 해요. 장안문의 경우에는 옹성이 성문 전체를 반달형으로 둘러싸고 있지만, 어떤 곳은 일부만 둘러싸고 있기도 하다네요.

망루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난간도 없고 경사는 후덜덜.. 그런 무서운 계단을 부츠와 구두 차림으로 올라가는 자랑스러운 이 땅의 여교사들-_-의 모습이 위풍당당합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저 날 개념을 상실하고 구두를 신고 갔습...ㅠ.ㅠ 내 발바닥..!)

저 쪽에 보이는 곳이 장안문 위쪽의 망루입니다. 중년 나이트클럽이 보입니다. 성문 앞에 나이트... 서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입니다만, 수원성 안에는 사람이 여전히 살고 있고 가게도 많으며 학교도 여러 개 있습니다. 역시 성 안에는 사람이 살아야 성 답다는 걸 수원성에서 깨달았습니다. 우리 나라의 그 어떤 성도 수원성처럼 자연스럽지 않아요. (다른 성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낙안읍성은 너무 관광지 민속촌 분위기..)

성벽을 따라 걸어다니다가 성 내부의 모습을 찰칵. 성 안쪽은 조용한 주택가인데, 이제는 역사의 유물이 되어 버린 줄로만 알았던 이발관이 아직도 건재합니다. 5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수원시의 우수 모범 업소로 지정된 이발관이라는데, 전 이제 곧 졸업이라고 머리를 어깨까지 치렁치렁 기른 채 개기고 있는 우리 학교 3학년 쉐킷쉐킷들을 모조리 저기로 단체관광 보내고 싶은 마음만이 간절했습니다-_-

사정거리가 700미터가 넘는다는 뭔가 굉장한 대포. 조선시대 당시의 수입품(?)이랍니다.

성곽을 따라 하염없이 걷습니다. 겨울인데도 날씨가 따뜻해서 참 좋았습니다. 산책나온 수원시민들이 '이건 뉘집 단체관광객이여' 하고 흘끗흘끗 쳐다보며 가시더군요. 중국인이 아닙니다ㅠㅠ 일본인도 아닙니다ㅠㅠ 서울시 교사들입니다ㅠㅠ

화홍문입니다. 물이 들어오는 수문이지요. 예전에 성 내부에서 저 물을 용수로 사용했었다고 합니다. 전쟁이 나서 성이 포위되었을 때, 식수가 없으면 매우 곤란하기 때문에 수원성을 설계하신 우리 약용이 횽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저와 함께 갔던 울 학교 과학쌤은 '저 물에 적이 독을 풀면 말짱 꽝 아닌가' 라는 의심을 품었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_=

하지만 지금은 독을 풀 필요도 없이 물이 몹시 지저분. 저 위에 막처럼 낀 게 다 거품 같은 거에요.. 약용이 횽이 수원성을 지을 당시에는 맑은 개울물이었을텐데.. 안타까운 느낌..

화홍문 지붕은 닭둘기들의 낙원. 열심히 문화재를 파괴하고 계시는 닭둘기님들-_-+

화홍문에서 조금 더 가면 보이는 방화수류정이라는 예쁜 정자입니다. 올라가 보고 싶었으나 시간관계상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래서 패키지(??)가 싫다ㅠ.ㅠ

적의 눈을 피해 성 바깥에서 몰래 물품을 들여올 수 있도록 설계된 비밀문인 암문입니다. 남한산성에도 암문이 있는데, 남한산성의 그것에 비하면 수원성의 암문이 훨씬 더 예술적이고 예쁩니다만... 아무리 봐도 눈에 너무 잘 띔--;; 수원성이 지어진 이후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같은 큰 외침을 당한 적이 없어서 저 암문이 과연 적의 눈에 정말 안 띄었을까는 미지수로 남겨둡니다.

연무대입니다. 군사 훈련을 하던 장소라네요. 남한산성의 수어장대 비슷한 곳.

걷고 또 걷다가 드디어 수원성의 하이라이트! 공심돈에 도착! 보면 저게 무슨 건물인가 싶습니다. 적의 동태를 관찰하던, 일종의 망루 비슷한 기능을 하는 건물인데 약용이 횽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건축물이었습니다.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데, 마치 서양 중세 성의 입구가 연상되는 통로가 이색적입니다. 나선형의 통로를 쭉 올라가면 위쪽의 망루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게 참 재밌더라고요. 단점이라면, 너무 좁아서 사람들이 많을 때엔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ㅅ=

공심돈에서 내려다보는 창룡문(이제 이름 기억났다ㅠㅠ) 입니다. 멋지구리 합니다.

짧은 수원성 탐사는 장안문에서 시작해서 창룡문에서 끝났습니다. 한바퀴 다 돌고 싶었는데 다음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서 아쉽게도 그렇게는 못 했지만.. 2월달에 날씨 더 풀리면 다시 가볼 생각입니다.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이걸 설계하여 2년만에 건설을 완료한 약용이 횽은.. 당신이 진정한 천재-_-)b 이런 천재를 등용하여 후세에도 길이 남는 멋진 성을 건축한 정조도 정말 대단한 임금이죠. 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것일까요. 핫핫.

점심을 먹고 나서.. 사도세자(장조)와 정조가 묻힌 융건릉에 갔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능은 사도세자의 무덤인 융릉의 사진입니다. 현재 공사중이라 가까이 갈 수 없어서, 멀리서 줌 땡겨 찍었습니다. 날씨가 맑아서 그런대로 잘 나와서 다행..

여기는 정조의 무덤인 건릉 앞에 있는 제사 지낼 때 쓰는 건물. 저 건물 때문에 건릉은 안 보입니다. 게다가 주변에 울타리를 쳐놓아 건릉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ㅅ=.. 융릉은 그래도 먼 발치에서나마 릉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건릉은 그렇게 하기 힘들어서 아쉬웠어요.

융건릉 최대의 묘미는 왕들 무덤 보는 게 아니라 숲길 산책-ㅅ-)b 새순이 돋아나는 봄, 녹음이 우거지는 여름이나 단풍이 지는 가을철에 오면 대박 멋질 듯. 한 마디로, 겨울에 가는 건 에러라는 뜻입니다. 앙상한 나뭇가지도 나름 멋지긴 하지만... 뭐야 이게 썰렁해..ㅠㅠ

융건릉산책 답사를 마치고 마지막 일정 용주사로 향합니다. 입구의 사천왕님들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저 중 부동명왕이 있던가..=ㅅ= (부동명왕 하니까 바로 던파 아수라의 '부동스핀~~' 을 떠올리는 게임폐인 1人)

절까지 가는 길의 소나무숲이 좋아서 찰칵.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아 얼쑤 좋구나.

용주사 천보루 앞의 석탑 앞에 바글바글 모여서 입심 좋으신 오늘의 여행 가이드, 황 모 장학사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선생님들. 저는 다 아는 내용이라 패스하고 사진만 찍었습니다. 솔직히 용주사 석탑은 별로 볼 게 없음. 제대로 된 석탑을 보려면 경주로 가야 합니다=ㅅ=

그러나 미학적 가치야 어쨌든 종교적 건축물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잖아요. 그 염원하는 마음을 반영하듯.. 용주사 석탑 근처에는 신도들이 소원을 빌면서 던진 동전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 10원짜리라는 거~=_= (10원짜리 소원은 대체 뭐냐..)

용주사에서 제일 유명한 건 석탑이 아니라 범종입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몇 안되는 고려시대 범종이거든요. 우리나라의 종은 '한국종' 이라는 학명이 따로 붙을 만큼 대단한 물건들로 전 세계의 종들 중에서도 소리가 멋지기로는 단연 으뜸인데, 고려시대에 만든 종까지가 '한국종' 이고 조선시대 이후의 종들은 다 중국산-_-입니다. 문제는 좋은 건 귀신같이 아는 일본넘들이 신라종과 고려종들의 상당수를 지네 나라로 빼돌렸다는 것-_-+ 특히 고려시대 종들을 많이 뺏겨서, 국내에 남은 건 얼마 없다고 해요. 용주사 범종은 그 귀한 고려종들 중 하나입니다. 성덕대왕 신종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크기는 훨씬 작아요.

용주사 돌난간의 돌사자. 썩소를 짓는 게 귀여워서 찰칵.

조선시대에 정조가 다시 중흥시킨 후 건물 자체는 대부분 새로 지은 거라 별로 볼 게 없고, 유명한 불상이나 석탑도 없고, 볼만한 것이라고는 딸랑 범종 한 개 -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절이지만, 전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진짜 절' 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입장료 비싼 유명한 절들은 관광지 냄새가 너무 진해서 별로에요=ㅅ=.. (특히 불국사-_-) 용주사는 조계종에서는 손꼽히게 큰 사찰인 모양인데, 사람도 별로 많지 않고, 아늑한 분위기라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평지에 세워진 절이라 오래 안 걸어도 된다는 점이 최고의 매력 포인트..(퍽)

이 날 여행의 마지막 사진. 용주사를 나오다가 효행박물관을 한 컷 찍어봤습니다. 도대체 효에 관한 뭘 전시한다는 건지 궁금하지만 들어가면 시간만 아까울 것 같아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_-;; 여하튼 보람찬 하루였어요. 히히=ㅅ=
앞으로 이런 거라도 자주 올리도록 노력할게요ㅠ.ㅠ 와.. 한 시간 넘게 포스팅을 하다니;ㅇ; 이게 얼마만인가..
라는 말을 요즘은 블로그 올 때마다 매번 하는 듯 해요.
방학도 했지만 언제나 버려져 있는 블로그가 안타까워(거짓말) 간만에 스킨도 바꿔봤습니다. 새까만 색이 참 우울하지요? 하하하-_-
지난 주 내내 받았던 연수 끝나고.. 최근에는 여행준비를 하고 있어요 - 라고 해도 사실 오늘 시작했음-_-;; 출발이 정확히 7일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숙소 예약조차 안했습니다. 제정신인가. 가격이 저렴해서 가려고 하는 민박집들은 거진 다 싱글룸 만실..-_- 역시 더 일찍 예약했어야 했어ㅠ.ㅠ
바쁘지는 않은데 미묘하게 시간이 빠르게 가는 느낌입니다. 원래 방학때의 시간은 학기중의 2배로 흐른다지요. 원격연수 듣는 거 시험도 봐야 하는데 만사가 귀찮기 짝이 없습니다. 이렇게 늙는 건가 싶기도 하고..=_=
지난 주 내내 받았던 신규교사 추수연수에서 수원성, 융건릉, 용주사 답사를 갔었습니다. 최근 인기있는 드라마 '이산' 을 테마로, 정조와 관련있는 유적을 답사하는 건데, 이런 데 다니는 것을 몹시 좋아하는 저는 내내 원츄를 날렸지요. 다른 연수 프로그램은 몹시 마음에 안 들었지만, 이것만은 정말 좋았습니다.

사실 수원에는 자주 갔습니다. 남친이 여기서 군복무를 해서 면회도 몇 번 갔고, 경기도 교육청에 원서접수하러 두 번, 임고 시험보러 한 번.. 합치면 대여섯 번은 갔던 듯. 그런데 정작, 반드시 보리라 결심했던 수원성을 간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여기가 정문(?) 격인 장안문. 남문인 줄 알았는데 북문이랩니다. (봄날의 곰님 지적 감사해요~) 수원성 전체를 둘러보지는 못하고 장안문에서 동쪽의 이름 기억 안나는 어떤 문까지 다녀오는, 일명 '엑기스' 코스만 다녀왔습니다.

장안문을 둘러싸고 있는 옹성입니다. 성문은 그 성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쌓았다고 해요. 장안문의 경우에는 옹성이 성문 전체를 반달형으로 둘러싸고 있지만, 어떤 곳은 일부만 둘러싸고 있기도 하다네요.

망루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난간도 없고 경사는 후덜덜.. 그런 무서운 계단을 부츠와 구두 차림으로 올라가는 자랑스러운 이 땅의 여교사들-_-의 모습이 위풍당당합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저 날 개념을 상실하고 구두를 신고 갔습...ㅠ.ㅠ 내 발바닥..!)

저 쪽에 보이는 곳이 장안문 위쪽의 망루입니다. 중년 나이트클럽이 보입니다. 성문 앞에 나이트... 서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입니다만, 수원성 안에는 사람이 여전히 살고 있고 가게도 많으며 학교도 여러 개 있습니다. 역시 성 안에는 사람이 살아야 성 답다는 걸 수원성에서 깨달았습니다. 우리 나라의 그 어떤 성도 수원성처럼 자연스럽지 않아요. (다른 성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낙안읍성은 너무 관광지 민속촌 분위기..)

성벽을 따라 걸어다니다가 성 내부의 모습을 찰칵. 성 안쪽은 조용한 주택가인데, 이제는 역사의 유물이 되어 버린 줄로만 알았던 이발관이 아직도 건재합니다. 50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수원시의 우수 모범 업소로 지정된 이발관이라는데, 전 이제 곧 졸업이라고 머리를 어깨까지 치렁치렁 기른 채 개기고 있는 우리 학교 3학년 쉐킷쉐킷들을 모조리 저기로 단체관광 보내고 싶은 마음만이 간절했습니다-_-

사정거리가 700미터가 넘는다는 뭔가 굉장한 대포. 조선시대 당시의 수입품(?)이랍니다.

성곽을 따라 하염없이 걷습니다. 겨울인데도 날씨가 따뜻해서 참 좋았습니다. 산책나온 수원시민들이 '이건 뉘집 단체관광객이여' 하고 흘끗흘끗 쳐다보며 가시더군요. 중국인이 아닙니다ㅠㅠ 일본인도 아닙니다ㅠㅠ 서울시 교사들입니다ㅠㅠ

화홍문입니다. 물이 들어오는 수문이지요. 예전에 성 내부에서 저 물을 용수로 사용했었다고 합니다. 전쟁이 나서 성이 포위되었을 때, 식수가 없으면 매우 곤란하기 때문에 수원성을 설계하신 우리 약용이 횽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저와 함께 갔던 울 학교 과학쌤은 '저 물에 적이 독을 풀면 말짱 꽝 아닌가' 라는 의심을 품었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_=

하지만 지금은 독을 풀 필요도 없이 물이 몹시 지저분. 저 위에 막처럼 낀 게 다 거품 같은 거에요.. 약용이 횽이 수원성을 지을 당시에는 맑은 개울물이었을텐데.. 안타까운 느낌..

화홍문 지붕은 닭둘기들의 낙원. 열심히 문화재를 파괴하고 계시는 닭둘기님들-_-+

화홍문에서 조금 더 가면 보이는 방화수류정이라는 예쁜 정자입니다. 올라가 보고 싶었으나 시간관계상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래서 패키지(??)가 싫다ㅠ.ㅠ

적의 눈을 피해 성 바깥에서 몰래 물품을 들여올 수 있도록 설계된 비밀문인 암문입니다. 남한산성에도 암문이 있는데, 남한산성의 그것에 비하면 수원성의 암문이 훨씬 더 예술적이고 예쁩니다만... 아무리 봐도 눈에 너무 잘 띔--;; 수원성이 지어진 이후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같은 큰 외침을 당한 적이 없어서 저 암문이 과연 적의 눈에 정말 안 띄었을까는 미지수로 남겨둡니다.

연무대입니다. 군사 훈련을 하던 장소라네요. 남한산성의 수어장대 비슷한 곳.

걷고 또 걷다가 드디어 수원성의 하이라이트! 공심돈에 도착! 보면 저게 무슨 건물인가 싶습니다. 적의 동태를 관찰하던, 일종의 망루 비슷한 기능을 하는 건물인데 약용이 횽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건축물이었습니다.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데, 마치 서양 중세 성의 입구가 연상되는 통로가 이색적입니다. 나선형의 통로를 쭉 올라가면 위쪽의 망루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게 참 재밌더라고요. 단점이라면, 너무 좁아서 사람들이 많을 때엔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ㅅ=

공심돈에서 내려다보는 창룡문(이제 이름 기억났다ㅠㅠ) 입니다. 멋지구리 합니다.

짧은 수원성 탐사는 장안문에서 시작해서 창룡문에서 끝났습니다. 한바퀴 다 돌고 싶었는데 다음 일정이 기다리고 있어서 아쉽게도 그렇게는 못 했지만.. 2월달에 날씨 더 풀리면 다시 가볼 생각입니다.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이걸 설계하여 2년만에 건설을 완료한 약용이 횽은.. 당신이 진정한 천재-_-)b 이런 천재를 등용하여 후세에도 길이 남는 멋진 성을 건축한 정조도 정말 대단한 임금이죠. 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것일까요. 핫핫.

점심을 먹고 나서.. 사도세자(장조)와 정조가 묻힌 융건릉에 갔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능은 사도세자의 무덤인 융릉의 사진입니다. 현재 공사중이라 가까이 갈 수 없어서, 멀리서 줌 땡겨 찍었습니다. 날씨가 맑아서 그런대로 잘 나와서 다행..

여기는 정조의 무덤인 건릉 앞에 있는 제사 지낼 때 쓰는 건물. 저 건물 때문에 건릉은 안 보입니다. 게다가 주변에 울타리를 쳐놓아 건릉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ㅅ=.. 융릉은 그래도 먼 발치에서나마 릉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건릉은 그렇게 하기 힘들어서 아쉬웠어요.

융건릉 최대의 묘미는 왕들 무덤 보는 게 아니라 숲길 산책-ㅅ-)b 새순이 돋아나는 봄, 녹음이 우거지는 여름이나 단풍이 지는 가을철에 오면 대박 멋질 듯. 한 마디로, 겨울에 가는 건 에러라는 뜻입니다. 앙상한 나뭇가지도 나름 멋지긴 하지만... 뭐야 이게 썰렁해..ㅠㅠ

융건릉

절까지 가는 길의 소나무숲이 좋아서 찰칵.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아 얼쑤 좋구나.

용주사 천보루 앞의 석탑 앞에 바글바글 모여서 입심 좋으신 오늘의 여행 가이드, 황 모 장학사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선생님들. 저는 다 아는 내용이라 패스하고 사진만 찍었습니다. 솔직히 용주사 석탑은 별로 볼 게 없음. 제대로 된 석탑을 보려면 경주로 가야 합니다=ㅅ=

그러나 미학적 가치야 어쨌든 종교적 건축물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절히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잖아요. 그 염원하는 마음을 반영하듯.. 용주사 석탑 근처에는 신도들이 소원을 빌면서 던진 동전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 10원짜리라는 거~=_= (10원짜리 소원은 대체 뭐냐..)

용주사에서 제일 유명한 건 석탑이 아니라 범종입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몇 안되는 고려시대 범종이거든요. 우리나라의 종은 '한국종' 이라는 학명이 따로 붙을 만큼 대단한 물건들로 전 세계의 종들 중에서도 소리가 멋지기로는 단연 으뜸인데, 고려시대에 만든 종까지가 '한국종' 이고 조선시대 이후의 종들은 다 중국산-_-입니다. 문제는 좋은 건 귀신같이 아는 일본넘들이 신라종과 고려종들의 상당수를 지네 나라로 빼돌렸다는 것-_-+ 특히 고려시대 종들을 많이 뺏겨서, 국내에 남은 건 얼마 없다고 해요. 용주사 범종은 그 귀한 고려종들 중 하나입니다. 성덕대왕 신종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크기는 훨씬 작아요.

용주사 돌난간의 돌사자. 썩소를 짓는 게 귀여워서 찰칵.

조선시대에 정조가 다시 중흥시킨 후 건물 자체는 대부분 새로 지은 거라 별로 볼 게 없고, 유명한 불상이나 석탑도 없고, 볼만한 것이라고는 딸랑 범종 한 개 -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절이지만, 전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진짜 절' 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입장료 비싼 유명한 절들은 관광지 냄새가 너무 진해서 별로에요=ㅅ=.. (특히 불국사-_-) 용주사는 조계종에서는 손꼽히게 큰 사찰인 모양인데, 사람도 별로 많지 않고, 아늑한 분위기라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평지에 세워진 절이라 오래 안 걸어도 된다는 점이 최고의 매력 포인트..(퍽)

이 날 여행의 마지막 사진. 용주사를 나오다가 효행박물관을 한 컷 찍어봤습니다. 도대체 효에 관한 뭘 전시한다는 건지 궁금하지만 들어가면 시간만 아까울 것 같아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_-;; 여하튼 보람찬 하루였어요. 히히=ㅅ=
앞으로 이런 거라도 자주 올리도록 노력할게요ㅠ.ㅠ 와.. 한 시간 넘게 포스팅을 하다니;ㅇ; 이게 얼마만인가..
# by | 2008/01/17 19:04 | 여행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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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사는 친구말이 수원시민은 공짜라고 그러던데..
(서울시민인 저는 그럼 돈을 내야 하나..-_-)
연수로 가셨으면 따로 입장료(?)는 안내셨겠네요.
억새밭을 지졌던 그 수원 화성이군요..-.ㅡ+
역사에 대해 해박한 사람은 언제봐도 부러울 뿐
굳乃
저도 수원 가봐야할텐데 ~ 자세하게 써놓으셨네요 ㅋㅋ
잘봤습니다! 활동 좀 많이 해주세요 ㅠㅠ
수원과는 인연이 별로 없으나..-ㅅ-
그나저나 레즈님 포스팅 자주 해주세요 흙흙
그나저나 오래간만이시네요.. 흐흐.. 배경이 어두운 색으로 바뀐 거 보니 심사가 편안해보이지 않는...(응?) 아! 융건릉은 가을에 가보시면 진짜 환상입니다 +_+ 커플들(..)이 간간히 보여서 가슴을 움켜잡으며(..물론 뻥-;;) 눈물을 머금고(..사실 그 당시엔 매우 추웠;;) 못 본 체했습니다..-_-ㅋㅋ
아픈태양님//여중생들이 라이터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옳지않은..-┌
대문자긱스님//ㅎㅎ 간만에 바꿔봤습니다'ㅅ')/
나쉬님//수원 서울에서도 가깝고 지하철 타고가도 되고 버스타도 한시간이고.. 참 가기는 편한데 잘 안가게 되는 동네..(라지만 저는 사실 자주 다녔습니다 하하 ㅠ.ㅠ) 그러게요. 포스팅 좀 자주 해야되는데>.<
오투님//화성 돌아보는거 다 하려면 만만치 않을 거에요. 그러나 저는 남한산성-_-;;으로 다져진 내공이 있어서..ㅋㅋ (산성에 비하면 평지성에 가까운 수원성쯤이야.. 흐흐-_-;) 융건릉은 정말 봄이나 가을에 가면 환상일 듯 해요. 겨울에 가니까 이건 뭐 진흙만 가득..ㅠ.ㅠ 가을에 한번 가볼 생각입니다.
봄날의곰님//지적 감사합니다;ㅇ; 방향감각도 없고 기억력도 엉망이라.. 고칠게요. 그나저나 간만에 뵙네요>.<
총재님//낄낄~